축제와 거리풍경

알래스카 " 구름아! 구름아! "

아이비의 알래스카이야기 2020. 12. 7. 22:41

알래스카의 구름은 특이합니다.

언제 어디서 보아도 알래스카의 구름은 

다양한 모습으로 그리고, 신비한 형체로

지나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잡습니다.

 

차를 몰고 시원스러운 도로를 달리다 보면 

다양한 구름들이 미소를 건네며,

가는 걸음마다 반겨줍니다.

구름만 보아도 반해버리는 알래스카!

구름을 따라 달려보았습니다.

구름아! 구름아!

 

 

집뒤로 하얀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동네로 마실 나온 구름은 채 눈이 되지 못하고 , 자작나무 숲을 

헤매고 있습니다.

 

 

 

백밀러 안으로 들어온 구름은 귀엽습니다.

 

 

 

내가 갈길을 미리 가고 싶어 

머리를 들고 일어나는 구름은 

경비행기와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구름 위에 발을 딛고 올라서서

세상을 돌아보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바람에 몸을 맡기고 한 손을 허리를 짚고

세상을 가슴에 품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피안의 세계를 찾아 떠도는 영혼을 찾아내어

그와 어깨동무하며 수다를 떠는

집시가 되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내가 가는길이 길이듯이

온 간데 모두 땅을 일궈 숨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바닷물 일렁일 때 바다의 체온을 느끼고

조약돌 가득한 해안가를 

해무로 채우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자작나무와 가문비 나무를 안고 돌고 돌아

산책로를 가득 채워버리는 안개로 변하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가을빛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고

추억으로 이름을 쓰는 계절풍이 되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따듯한 햇살을 품 안에 몰래 감추고

해님과 술래잡기하며 포도 위를 두들기는 

소나기가 되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자동차 뒤를 쫓아가며 백밀러에 담겨

호호 부는 찬바람으로 그대를 쫒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그대의 작은 손짓에도 기쁨으로 넘쳐나는 

작은 소망 하나로 하늘을 곱게 수놓는 

무지개가 되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영영 오지 않을 북태평양을 건너 

지구의 끝에 깃발을 꽂고 승리의 미소를 짓는

끝없는 사랑이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또르르 굴러 내리는 풀잎의 이슬이 되어

한 올 한 올 내가 되고 강이 되어

바다로 가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장독대 두들기는 빗줄기가 되고

처마 밑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빗방울이 되어

그대의 창을 두들기는 소리가 되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바다로 가는 달팽이처럼 

초원을 달리는 사슴이 되어

나의 사랑 그대 곁으로 달려가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두 손을 모아 거기에 구름을 담고

살금살금 발걸음을 떼며

한송이 야생화 곁으로 가서

널리 널리 퍼지는 한올의 씨앗이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오뉴월 쨍하고 빛나는 유리창에 기대어

호수에 담겨있는 하늘을 보며

커피 향 가득한 바람이 되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작은 새의 날갯짓에도 이리저리 흩어지는

실바람 구름이 되어

골목골목 누비며 산책을 하고 싶습니다

 

 

 

 

나는 구름이고 싶습니다

겹겹이 둘러싸인 산들 몰래 집을 나와

듬성듬성 자란 아스핀 나무 뒤로

사랑하는 그녀의 치맛자락을 꼭 부여잡고 싶습니다

 

 

                               표주박

     알래스카에는 먹거리가 많이 난다고 전에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차곡차곡 먹거리들을 챙겨 보았습니다.

 

4월에는 기시 오가피와 두릅을 따고, (알 래스 카산 가시오갈피는 아주 좋습니다)

5월에는 대나물과 민들레를 캐고,

6월에는 고비와 불로초를 땁니다.

7월에는 연어낚시를 하고

8월에는 치킨 버섯을 찾으러 다니고,

9월에는 베리를 수확하고 감자를 캡니다.(베리잼과 베리 주)

10월에는 마가목을 따서(호흡기 질환에 아주 좋음) 술을 담그고,

11월부터는 상황버섯과 차가버섯을 따러 다닙니다.

              말굽버섯은 쳐다도 안 본답니다.

이러다 보면 알래스카에서의 금방 1년이 흐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