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거리풍경

알래스카" 영화이야기 "

아이비의 알래스카이야기 2020. 2. 13. 08:48

이번에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개부문의 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정말 한국의 위상을 다시한번 전 세계에

널리 알린 계기가 아닌가합니다.

봉준호 감독을 처음 본 계기는 전주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부문이었는데, 영화제가 개막하기 전날 전야제를 하는데

초청된 전세계 감독들을 위한 만남의 장이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그때 영화 아카데미를 막 졸업해 독립영화를

들고 전주 영화제를 찾았을 때입니다.

저도 그 당시 독립영화를 만들때라 자연스럽게 만나 다음에

만나 같이 한번 만들자고 하면서 수인사를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전주영화제에서 지금 문제의 감독인 김기덕 감독도 만났는데,

달랑 혼자 왔더군요.

봉준호 감독이 다음에 같이 작업을 하자고 했지만 , 낮을 가리는

제 성격에 연락처를 주고 받지 않아 그게 지금은 후회가

은근히 되기도 합니다.

그 다음 만난 시기는 바로 " 프란다스의 개" 입니다.

잘 만들었지만 흥행에 실패는 했지만 , 곳곳에 감독의 아이디어가

묻어나는 좋은 영화입니다.

영화 시사회때, 봉준호 감독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다시한번 봉준호 감독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독립영화 " 비내리다 " 런닝타임 22분

달리를 이용해서 교통사고 장면을 찍는중입니다.

맨 왼쪽 달리는 미는 친구는 동국대 연영과 출신이고 , 

제 뒤에  우산을 받쳐든 여인은 동국대 대학원에 재학중이며,

바로 뒤에 안경 쓴 친구는 "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일부참여)

'바보" "헬루우 고스트 " 를 연출한 "김영탁 감독입니다.

하지원과 차태원 배우를 자주 등장 시키는 걸보니, 개인적인

친분도 두터운가봅니다.


영화에서 장소 헌팅은 정말 중요합니다.

기생충의 반 지하방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져 BBC에서도 한국으로 

반 지하방을 촬영하러 왔더군요.

지루할 정도로 반복되는 장소헌팅때 일입니다.

인천에 있는 덕적도 맞은편 소야도라는 아주 작은 섬마을이 있는데

거기 폐교 분위기가 너무 좋아 직접 연출팀과 장소 헌팅을 갔던

여름날 , 갑자기 태풍이 불어 모든 배편이 끊겼습니다.

섬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바로 아이를 위한 분유입니다.

장장 일주일 동안 태풍으로 마트에 분유가 동이나고 , 모든 

생필품들도 동이 날 정도였는데 더 큰, 문제는 가진 돈이

모두 떨어졌다는겁니다.

여러명이 숙식을 해야하는데 경비가 모두 떨어졌는데, 당시에는

은행이나 농협이 없었습니다.

오직 있는거라고는 우체국만 있어 결국, 우편환으로 돈을 송금 받아

그 위기를 넘긴 적이 있었습니다.

 



독립영화는 거의 자신의 돈을 투자해 만드는거라 촬영 환경은

열악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독립영화를 하는 이들이 십시일반으로 맡은바 일을 무상으로

품앗이를 하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독립영화는 자신이 시나리오를 직접쓰고, 연출도 하고 촬영도 하는 전천후입니다.

저는 대략 23편의 독립영화를 만들었으며, 한편은 마지막으로

필름 작업을 했는데, 그 필름은 이제 사라지고 없네요.

제목은 " 가을 " 이었습니다.

지금은 모두 디지털로만 영화를 제작합니다.



시나리오가 나오면 , 각 부서별 인원을 모집합니다.

그동안 자신이 남의일을 충실히 해 주었다면 스탭 구성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연출부 회의부터 시작해서 모든 단계별 미팅이 수십차례

치러지기도 하는데 자연히 그러다보니, 제작회의가 끝나면

자정이 되기가 일쑤입니다.

그냥 헤어지기 미안해서 (연출자 입장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제작회의는 밤새 술을 마시며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합니다.


배우 구하는 건 그리 어려운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한번 같이 한 배우가 마음에 들면 , 계속 같이

하게 되더군요. 

일반 이름있는 영화배우들도 독립영화라고 하면 

무보수로 도와주는 일이 참 많았습니다.

지금 그 배우들에게 감사한다는 인사를 새삼 드립니다.

무보수로 고생을 마다하지않고, 열악한 환경에서 

부상을 무릎쓰고서도 보였던 그 열정들이 그립기도 합니다.

영화는 마약과도 같아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할 정도입니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라고 하기에 그 치명적인 매력 앞에서는

누구나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저는 " 영화를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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