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원주민의 문화와 일상

"북극의 겨울풍경"

아이비의 알래스카이야기 2014. 6. 13. 04:17

북풍한설 이란 단어는 아마도 북극 때문에 생긴건 아닐까요?

말 그대로 북극의 바람은, 옷깃만 여미는게 아니라 온몸의

세포를 꼭꼭 여미게 만든답니다.


꿋꿋하게 북극에서 살아가는 원주민들은 거의가 에스키모인 입니다.

인디언들은 따듯한 남쪽에서 생활하는반면 에스키모인들은 그 추운 북극에서

이주를 하지않고 ,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추운데 어떻게 살지? 하는 의문이 들지만, 살다보면 자연히

추위에 적응을 하게 됩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살다보니, 한평생을 보내게 되는거죠.

그래도 그들은,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 행복을 타인들은 잘 이해를 하지 못하는데, 여기 살다보면

자연스레 금방 이해가 갑니다.

행복의 종류가 다양한데, 그들만의 행복한 하루 하루가 몸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들의 일상을 잠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얼어붙은 베링해를 스노우머쉰을 타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있는 에스키모 주민.


저도 처음에 가서는 우선, 기후에 적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북극해의 모진 눈바람은 눈이 많이 오지 않으면서도 바다에 쌓여있는 눈을 모두 안고도는

삭풍의 눈보라였습니다.







한적하기만 한 동네풍경


그 눈보라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걷다보면,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본토에서 알래스카를 연상하면 우선 추운날씨 부터 생각이 나는데, 바로 여기가 그런 대표적인

곳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북극에 가깝게 있다보니, 그 영향을 아주 크게 받는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얼음구멍을 파고 낚시를 즐기는이도 아주 많습니다.



눈바람이 불면, 집집마다 눈들이 밤새 문에 가득쌓여 문을 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든집들의 문은 바깥으로 여는문이 아닌, 안으로 잡아 당겨서 여는 문으로 통일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게 삶의 지혜이기도 합니다.

쌓인눈으로 인해 문을 바깥으로 열지 못하니, 문은 자연히 안으로 당겨서 열수밖에 없는겁니다.






꽁꽁얼은 베링해 바다위에 홀로앉아, 깊은 사색에 잠긴 까마귀 한마리.


언젠가는 자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문앞에 거의 2미터 되는 눈이 쌓여있어 문을 열어보고 아주 황당해

한적이 있었습니다.

상상을 해보세요. 문을 열었는데 눈앞에 가득쌓여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때의 황당함을.

그러면 아침부터 눈치우는 작업부터 해야 합니다.

섭씨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이른 아침부터 눈 치우는 일을 해야하니, 참 기가 막히기도 했는데

하루이틀 하다보니 , 나중에는 의례 그러려니 합니다.






F -50도가 되는데도 이렇게 걸어다니는 주민은 의외로 많습니다.

아니 거의 걸어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사실 체감온도는 더 됩니다.

가끔 오는 스톰의 영향으로 차문을 열면, 불어오는 바람에 차문이 떨어져 나가는 진기한 일이

수시로 벌어집니다.얼마나 바람이 세게불면 , 차문이 다 날아갈 지경일지 상상이 가시나요?


그래서, 차문을 열때도 두손으로 손잡이를 꽉잡고 문을 열어야 합니다.

지나다니는 차량을 보면, 문짝이 떨어져나가 폐차의 다른차문을 떼어다 붙여서

차의 도색이 오직 차문만 다른걸 볼수 있습니다.








보통 10월에서 다음해 5월까지는 늘 도로가 이런 상태 입니다.

눈으로 가득쌓인 도로와 주변에는 늘 눈이 산더미 만큼이나 쌓여 있습니다.


그래서 눈을 치울때 사람이 다니는 길이나 차가 다니는길만 눈을 치우게 됩니다.

그러면 또다시 베링해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와 눈을 가득 쌓아 놓고는 , 미소를 지으며

"나 잘했어?" 하면서 아침 인사를 건넵니다.






 


집집마다 스노우머쉰은 다들 있는데, 겨울에 저런걸 한번타면 일반인들은 얼어 죽을것 같답니다.

바람 부는날  저걸타고 잠시 달린적이 있었는데, 정말 심장까지 얼어붙는줄 알았습니다.

안 얼어죽은게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원주민들은 아주 태연하게 잘타고 다니더군요.

제가 오토바이 헬멧을 썼더니, 원주민 아이들이 깔깔대고 웃더군요.

완전 스타일 구겼답니다.

헬멧을 써도 바람이 들어오는 목주위는 금방 동상이 걸릴것 같더군요.

정말 장난 아니었습니다.









이차는 경찰차 입니다. 여기는 퇴근할때 차량을 가지고 퇴근을 합니다.

보통 4일 일하고 3일 쉽니다.

여기서 바다를 건너 작은 마을에도 경찰 비슷한 레인저가 있는데 , 저번에 취직한 여자분 대우를 보니

상당히 대우가 좋더군요.


아파트 투베드룸 무상 대여와 유니폼도 맞춤으로 해주더군요.

맞춤이 중요한게 아니라 비행기 요금을 주면서 앵커리지까지 나가서

옷을 맞춘다는겁니다.


보통 연방공무원이 대우가 좋은데, 알래스카는 주립 공무원이 더 대단한것 같습니다.

저번에 연방 공무원들 셧다운되도 주립 공무원들은 월급 전혀 밀리지않고 근무만 잘하더군요.







겨울에는 이렇게 베링해에서 얼씬 거리는 캐리부(사슴종류)를 잡아 가죽을 벗겨 북극 찬바람에

말린답니다.

고기는 삶아서 주식으로 하거나, 저키를 만들어서 먹습니다.

뼈는 통째로 잘라서 견공들한테 던져주면 , 엄청 좋아들 합니다.

그래서 여기 동네 개들이 다리뼈 하나씩은 다들 품에 안고 삽니다.








여기 경비행기들이 약 30여대 되는데 , 여름에 주인들이 몰고서 바닷가를 경비행기를 타고 산책을

즐깁니다.

그리고 이웃동네에 마실을 가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내내 저렇게 세워 놓는데, 여름에 다시 잘 나는거 보면 정말 신기하기만 합니다.

단지 산책용으로 경비행기를 장만 합니다.








이곳 DMV 는, 한달에 며칠 근무를 안합니다.

어떨때는 한달 내내 문을 닫더군요.

주민수가 몇명 되지않다보니, 문을 열어도 필요가 없답니다.

저도 차량운행증 때문에 몇번 갔었는데, 문에 달랑 언제 다시 문을 연다고 쪽지만 붙어 있더군요.

차량운행증은 2년에 한번 입니다.








베링해를 이동중인 캐리부들의 무리.


이렇게 겨울이 되면, 캐리부들이 얼어붙은 베링해를 건너 먹이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합니다.

약, 서너차례에 걸쳐 나누어 이동을 하는데 , 지금 캐리부들은 맨 나중에 이동하는 무리들이라

얼마되지 않습니다.







이동하는 캐리부를 사냥하기위해, 스노우머쉰을 타고 뒤쫒아가는 원주민이 보입니다.

맨뒤에 가는 캐리부의 다리를 걸어 넘어트리면 되는, 아주 원시적이면서 간단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잔인하기도 하지만, 원주민이 살아가는 한방법이니  뭐라하긴 그렇습니다.

먼 조상때부터 생존을 위한 사냥이었으니까요.







여기 견공들은 다 추위에 강한게 특징 입니다.

하루이틀 겪어본 추위가 아닌지라 이렇게 야외에서 아주 잘 버티는데, 스톰이 와서 영하 40도가 넘고

눈보라가 세차게 불면, 간혹 동사하는 견공도 있습니다.

여기서 태어난 견공들도 참 운이 없는것 같습니다.







모든게 얼어붙은 부둣가 입니다.

베링해의 얼음이 다 녹기전까지 보트들은 겨울내내 눈을 맞으며 저 저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을겁니다.


원주민들은 모이는 단골집이 있습니다.

친구집중 제일 만만한 집을 골라 늘 거기 모여서 파티를 즐기는데, 파티란게 다른게 아니고

안주없는 깡술을 마시는겁니다.


자기술을 절대로 남에게 권하는법이 없습니다.

늘 술이 부족하기때문에 , 품속에 술병을 감추고 혼자 홀짝 거리면서 마시기에

바쁩니다.







허허벌판에 개집을 놔두고, 거기서 개들이 생활하게 만듭니다.

개썰매 선수가 기르는 개들이라 숫자가 많은데 , 하루에 한번 사료주는게 답니다.

물은 안줍니다. 그래서 그냥 배고프면 눈으로 배를 채우게 됩니다.


하루에 한번 주인이 사료를 가져올때만, 개들은 주인 얼굴을 볼수 있답니다.

주인이 술 취하면 ......굶는거죠.







원래 개집 문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원주민들은 거의 문을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에 들어가면 바람이 몰아쳐 더 추우니 , 저렇게 차라리 개집 위에 올라가 앉아 있습니다.

개집안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어 들어가면 더 춥답니다.

개도 어디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팔자가 바뀌나 봅니다.








또다른 캐리부들의 이동이네요.

여기서는 스노우머쉰 경주대회가 열립니다.

얼어붙은 베링해를 정말 날듯이 달려 순위를 정하는 대회인데, 겨울에 즐기는 유일한 스포츠중 하나

이기도 합니다.


제가 아는 친구가 나갔는데 우승을 했더군요.

원주민인데, 한국말 인사를 할줄 아는 친구입니다.

간단한 인삿말과 몇개의 단어들을 할줄 알아서 아주 신기해 했습니다.





여기 사는 원주민들이 미본토로 이주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얼마 있지않아 다시 돌아오는데, 그 이유가 여기서는 경쟁이 없는 평온한 삶을 살았는데,

도회지로 나가면 수많은 경쟁을 해야하니 , 버티지 못하고 되돌아 옵니다.


특히, 여기는 원주민 우대정책으로 인해 각종 명목으로 일년에 서너차례 돈이 나오는데,

본토로 이주를 하게되면 그돈을 받지 못합니다.

놀고먹으며 생활을 하던이가, 다른곳에 가서 적응하기는 아주 힘이 듭니다.

그러니, 이곳을 떠나지 않고 안락한 삶을 즐기는것 이랍니다.









겨울에 살수있는 새는 까마귀가 유일한가 봅니다.
다른새들은 전혀 볼수없고 오직 독수리만한 까마귀들만
많습니다.
쓰레기를 방치하면 벌금을 물게 되는데 , 그이유가 까마귀들
때문입니다. 까마귀가 먹는건 괜찮은데
온통 다 헤집어놓는답니다.
그러다보니, 쓰레기 치우는게 장난이 아닙니다.
까마귀들을 위해 먹거리를 준적 있었는데,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감당이 되질 않더군요.
그리고 웬 까마귀들이 그리도 많은지 , 통행에 방해가 되어
주위의 주민들에게 눈총을 삽니다.
불쌍한 까마귀들.


표주박
문화시설은 없습니다.
젊은애들은 거의 게임기를 갖고 집안에서 노는게
전부 입니다.
어른들이야 음주를 즐기지만 , 애들의 놀거리가 현저하게 부족하긴 합니다.
눈이 녹으면 바다로 고기나 물개 사냥을 나가고,
동물들 사냥 가는게 큰 즐거움이자 낙이랍니다.

대게가 잡히는 철이면 , 모두 배를 몰고나가
배 하나가득 잡아와 즉석에서 삶아서
보관을 합니다.
살이 아주 풍성하고, 달콤한게 알래스카 대게의 특징 입니다.
다리 두어개만 먹어도 배가 부를지경입니다.
지금도 입가에 감도는 대게의 그 꿀맛이
아련하게 느껴지네요.